5월 습지기자단
5월 습지기자단이 가는 곳에
다시 비가 내리네...
우포를 찾는다. 옥야 고등학교 1,2 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습지 기자단. 십대들인 그들의 눈에는 자연 습지 우포가 어떤 깊이로 담겨질까?
4월이 가고 어느 덧 5월, 매달 한 번씩 우포에서 우포를 읽는다. 우포를 읽기 위해 우포를 걷고 우포를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우포에 귀기울
인다. 우포의 냄새를 맡는다. 이날 빗방울이 습지에 더해지며 불어나는 물을 보며 그들은 교과서나 잡지, 방송에서 본 적 없는 우포를 만진
다. 우포는 어떤 느낌입니까? 나는 묻는다.
커다란 왕버들과 마주한 네 사람. 그 크기와 넓이를 가늠한다. 우산 위 까지 뻗은 힘찬 가지의 기운을 알아챌 수 있을까? 초록 속에 가득한
풀벌레들을 감지 할 수 있을까? 그들은 감각의 촉수를 곧추 세워야 한다. 우리는 습지를 둘러싼 생명체들 앞에서 아직 깜깜한 어둠을 걷고
있을 뿐이다. 더듬더듬 습지를 걷는다.
갑자기 날아오르는 꿩에 놀라 자빠지고 달려드는 왕모기에 놀라 달아나도 할 수 없다. 생명으로 가득 한 습지. 그 속에선 우리도 작은 생
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않된다. 비가 쏟아진다. 우산으로 비를 조금이라도 막아본다. 신발은 우산을 벗어나는 일이 잦아 젖는다. 어디선
가 냄새가 난다고 다들 불안해 한다. 무언가 썩는 냄새다. 그 냄새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냄새를 짐작해 마음의 준비를 하
는 사람도 보인다. 물가에 사체가 있는 건 분명하다. 누군가 풀숲을 헤친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그들은 우포에서 맡은 냄새를 잊지 못 할 것이다. 분해되는 것들이 풍기는 비리고 고약한 냄새를. 우포의 냄새 중에 하나인 썩는 냄새를...
기자단은 우포의 신비로움 속에 썩은 내가 난다는 사실에, 그동안 소리내어 읽고 썼던 신비로움이란 말에 의문을 품는다. 비리고 지독히
도 역겨운 냄새가 신비로움 속에 숨어 있었다니!!!
습지에서 막 건져낸 식물. 이것이 식물인지 동물인지. 어떤 이름으로 불려지는지. 우린 보고 듣는다. 왜 이렇게 긴 몸을 가졌는지. 한 번도 본
적 없던 것이 불쑥 튀어나와 우리 앞에 나타나 있다. 생긴 것도 특이하고 도대체 뭘까?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무
엇이 이 것이 지닌 진실일까? 왜 그렇게 불렸을까? 왜 그렇게만 불러야 할까? 십대들의 눈이 깜빡거린다. 그들의 사고 영역 속에 '마름'은 일
종의 도형이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먹을 수도 있을까? 궁금증이 증폭된다. 습지에 손을 담그면 무엇이 나오는 걸까? 하나 부터 열까지 물
에 물린 물음 투성이다.
습지의 비를 막기 위해 쓴 보호막으로 슬금슬금 들어오는 습지의 식물, 습지에서 먹고사는 한 여자는(세진 마을 사무장,
해설사) 기괴하고 기형적인 식물을 건져내 선보이고 있다.
해설사가 습지 식물을 뿌리째 건져내 습지 기자단 앞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 아무도 매자기 뿌리가 이렇게 생긴지 몰랐을 것이다.
습지의 식물을 직접 만지는 것은 조금 두려운 일. 늘 학교 안에서만 살다보니 그만......
기자단은 뭐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네
비가오다가 비가 그치다가 도로 비가 오다가 왔다리 갔다리 우리 마음도 그렇게 왔다리 갔다리.
기사 거리 찾는 것도 만만치 않네. 조마다 주제를 잡고 두 줄 쓰는데도
시간은 쏜살 같이 가버리니. 다시 한 번 주중에 만나서 정리 해야 겠네. 그럼 새로운 기사를 고대하며, 다음에 만나요.